I am 이예진
본문
- 이 름이예진
- 기 수1기
- 합격현황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수시최종합격
기쁨보다는 가슴을 한 대 치는 듯한 먹먹함이 더 먼저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학교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붙는다면 정말 마냥 행복하기만 할 거란 생각으로 버티곤 했는데 막상 합격 통지서를 보고는 믿어지지가 않는 마음에서인지 멍했다가 불안했다가 슬펐다가 복잡 미묘한 마음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하는 제가 바보 같기도 했지만 살아온 게 늘 넘어지고 깨지던 터라 저에게 온 이 기쁘고도 좋은 순간에도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합격 발표 소식에 들뜨고 즐기기보단 삶에서 가장 크게 자리 잡았던 대학이라는 관문에 통과했음에 감사한 마음과 앞으로 새로운 출발점 앞에서 더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흔들릴 텐데 그럴 때에도 지금 이 순간의 기억을 오래오래 남겨 앞으로 겪을 수많은 일들 앞에 주저앉지 않고 잘 이겨내었으면 좋겠단 다짐 속에 스스로 다잡는 시간을 한동안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저를 믿어주시고 제가 흔들릴 때마다 잡아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겠단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차 시험때 2인 지정대사를 하다가 연기에 정신 팔려서 주변을 못보다가 시계를 고장냈습니다...
사람대 사람으로 만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함께 소통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시간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테크닉과 기교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결코 쉽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신 많은 선생님들과 연기를 정말 사랑해서 모인 사람들 속에 함께하다 보니 든든했습니다.
연기를 삶과 따로 구분 지을 수 없듯 짧게나마 인생을 배워간 것 같아서 끝이 아닌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아 제가 가는 길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합격과 불합격을 성공과 실패라는 이름으로 착각했던 것입니다. 결과 앞에서 실패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저를 갉아먹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3시간 5시간씩 걷고 또 걸으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시련과 고통은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생각으로 내가 무얼 보아내고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더욱더 본질에 다가가 꿈에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겨냈다고 하기보단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똑바로 마주하며 묵묵히 한발 한발 내디디며 충실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냥... 연기가 좋아서...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대충 할 수 없었습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힘은 즐기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넘어져도 나아가기 위해 다시금 일어나서 묵묵히 하나하나 해냈던 것 밖에 없습니다. 재미있어서 했어요.
물론하면서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전 그 고통도 즐기는 것 같아요.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이 보고 듣고 느끼면서 순간순간을 잘 살아내고 싶습니다. 깊고 길게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그리고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를 위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시는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쫓겨 많은 것을 놓치고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들여다보고 순간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세상을 바라보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고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연습실에서만 보내는 시간이 전부였던 저에게도 한두 시간 정도는 나를 돌보는 시간에서 더 많은 것을 찾고 보았던 것 같아요.
희망차고 밝은 에너지들로 좋은 스타트를 하되 지치지 말고 자신을 잘 돌보며 쭉 자기 자신 삶의 역사를 걸음걸음에 잘 세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