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이란 글자를 보고서 멍하니 보내다 현실을 체감하기까지 얼떨떨하고 잔잔히 차오르는 안도감 속에 입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절박함이 몸을 뒤덮던 입시생 세월을 돌이켜보자니 그 긴 시간 동안 좋은 인연을 무척이나 많이도 만났습니다. 덕분에 내적인 키도 부쩍 성장하며 행복감 또한 많아서인지 그저 초조하지만은 않았었고, 이곳에서 보낸 한 해가 제 입시 세월 중 가장 따뜻했습니다.

제가 원래 가진 목소리 톤, 인사법, 말투, 서 있는 자세 등 거의 나의 모든 걸 다 바꿔야하는 어려운 작업의 연속이었지만 서서히 변화하는 제 모습에 큰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합격이란 결과는 결국 혼신을 다 해주신 선생님의 헌신과 그 인연들이 준 선물이었습니다. 오로지 합격의 결과보다 과정의 성실함을 강조하시고, 당일대사 영상, 무용영상 과제에 꼬박 코멘트도 디테일하게 달아주셨습니다. 그 정성스러움에 너무 감사했고, 노트에 다 옮겨 적어놓았습니다. 이 수업들은 제 평생에 기본 교육으로 자리할 것 같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의 가르침은 1회성 입시용이 아니라 연기자로서 반드시 익혀야 할 기본 자세라서 늘 되새기게 됩니다.

동료들과 동지애로 끈끈해지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선생님들로 인해 정서적으로도 단단해질 수 있었습니다. 경쟁자이기보다 같은 목표를 가진 든든한 동지이자 조력자로 서로 바라보게되어 누가 합격하든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고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입시생이 흔히 가지는 경쟁 스트레스나 부담이 없어지고 서로의 합격을 빌어주는 훈훈함이 선생님들께서 가진 미덕입니다. 동료들의 존재 자체도 제겐 큰 도움이었습니다. 기꺼이 친구이자 멘토가 되어주신 연기선생님, 보컬선생님, 무용선생님, 부담임선생님 오래도록 감사드립니다. 오랜기간 입시를 통해서 열심히 배우고 흡수하며 울고 웃으며 나아가던 시간들은 결코 날 배반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